누적 다운로드 60억 회를 돌파한 오픈소스 동영상 플레이어 VLC의 수석 개발자 장-바티스트 켐프(Jean-Baptiste Kempf)가 로봇·드론 실시간 원격제어를 위한 인프라 플랫폼 Kyber를 창업하고 라이트스피드 벤처파트너스(Lightspeed Venture Partners) 주도로 500만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라이트스피드는 앤트로픽(Anthropic)과 미스트랄 AI(Mistral AI)에도 투자한 벤처캐피털로, “물리 AI는 그것을 구동하는 기반 시스템의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투자 배경을 밝혔다.
Kyber의 핵심 제품은 영상·음성·센서 데이터·제어 입력을 최소 지연으로 동기화하는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샌프란시스코와 싱가포르에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 스타트업은 현재 방산·통신·로봇·AI 분야 고객과 상업 계약을 맺고 있다. 켐프는 클라우드 게이밍 스타트업 섀도우(Shadow)에서 CTO로 재직하던 중 사이드 프로젝트로 Kyber를 시작했으며, 영상 스트리밍 최적화 경험이 원격 제어 인프라 개발의 직접적인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명은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라이트세이버 크리스털에서 따왔으며, “현실 세계를 제어할 때는 밀리초 단위가 중요하다”는 원칙을 담고 있다.
켐프는 현재 원격 주행 차량 최대 운용 규모가 2,000~3,00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수백만 대의 기기를 AI 에이전트가 관리하는 미래 시나리오에서는 완전히 다른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측 가능성(observability), 즉 시스템이 실제로 동작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능력은 소규모에서도 가치를 지니며, 기기에 물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할 수 있다는 점도 핵심 이점으로 꼽힌다. 스케일 범위가 소수 기기에서 수백만 대까지 넓다는 특성 때문에, 기업 고객에게는 유료 제품을 판매하되 핵심 프로젝트는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VLC 시절과 동일한 이중 모델을 택했다.
Kyber는 로보틱스·드론·원격 IT 접근의 세 분야를 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특히 원격 IT 접근 분야에서 수요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25명의 풀타임 직원 중 상당수는 현장 직접 배치 엔지니어(FDE)로, 팰런티어(Palantir) 방식과 유사하게 고객 맞춤형 구축 서비스를 병행한다. 수억 명이 쓰는 VLC를 만든 개발자가 이번에는 수억 대의 로봇을 구동할 인프라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물리 AI 시대를 대비하는 오픈소스 기반 인프라 경쟁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