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 매체 애틀랜틱(The Atlantic)의 기자 알렉스 라이스너(Alex Reisner)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음악 트랙 데이터셋 4개를 발굴해 일반 공개 검색 서비스로 만들었다. 가장 큰 두 데이터셋은 각각 1,200만 개, 900만 개의 트랙을 포함하고 있으며, 나머지 두 개도 10만 곡 이상으로 구성된 상당한 규모다. 구글(Google)과 스태빌리티(Stability AI)는 연구 논문을 통해 실제로 이를 활용했음을 인정했다. 라이스너는 이 데이터베이스를 애틀랜틱의 AI 워치독(AI Watchdog) 사이트에 공개해 누구든 검색할 수 있도록 했다. 레이디 가가(Lady Gaga), 라디오헤드(Radiohead),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 우탱클랜(Wu-Tang Clan),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등 장르와 국적을 불문하고 광범위한 뮤지션의 작품이 담겨 있다.
라이스너의 분석에 따르면 발견된 4개 데이터셋 중 3개는 유튜브(YouTube)나 스포티파이(Spotify) 링크 목록 형태로 배포되어 있고, AI 개발사들은 자동화 도구로 실제 오디오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방식을 쓴다. 이 도구들 중 일부는 광고·로그인·수익 창출 메커니즘을 우회하는 기능을 갖춰 해당 플랫폼 이용약관을 명백히 위반한다. 저작권 측면의 복잡성도 크다. 프리 뮤직 아카이브(Free Music Archive) 데이터셋은 개인 스트리밍 목적으로는 무료지만 상업적 이용에는 별도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는 것이 상업적 이용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미국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Fair Use)’ 원칙이 AI 학습에 적용되는지 여부가 여러 소송에서 다투어지고 있다.

이번 공개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선다. 애틀랜틱의 AI 워치독 사이트에서 누구나 자신의 이름, 밴드명, 곡명을 검색해 AI 학습 데이터셋 포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음악뿐 아니라 책과 기타 미디어 데이터도 검색 가능하다. 과거에는 AI 기업들이 어떤 데이터로 모델을 학습했는지 공개하지 않아 피해 여부조차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번 데이터베이스는 투명성 요구를 구체적인 수단으로 뒷받침하며, 창작자 단체와 음악 산업 전반에서 이 도구를 활용해 소송 원고를 모집하거나 입법 로비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지에 대해서는 회의론도 있다. 데이터셋이 이미 수천 회 다운로드됐고 구글과 스태빌리티가 이를 사용했다고 인정한 상황에서 법적 구제는 별도의 소송 절차를 거쳐야 하며 수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EU AI법이나 향후 미국의 AI 관련 입법에서 학습 데이터 공개 의무가 법제화된다면 이번 시도가 선례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AI 기업들은 이미 음원 유통사들과 학습 데이터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법적 소송보다 사전 라이선스 협상이 현실적 해법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
한국 음악 산업과 창작자에게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K팝 아티스트들의 음원이 국제 AI 학습 데이터셋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저작권법은 AI 학습 목적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음악 저작권 단체들도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초기 단계다. 국내에서도 음악 저작권자들이 AI 학습 데이터 사용에 대한 동의 및 보상 체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만큼, 국내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AI 음악 생성 모델의 학습 데이터 공개와 보상 체계 수립을 요구하는 국제 공조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STORIU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