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고(Pokémon Go) 이용자들이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촬영한 수십억 장의 현실 공간 이미지가, 배달 로봇과 군사 드론 내비게이션 기술 개발에 활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포켓몬 고 개발사 니안틱(Niantic)에서 2025년 5월 분사한 니안틱 스페이셜(Niantic Spatial)이 이용자들이 제공한 지오태그(위치 정보 포함) 이미지 300억 장을 토대로 물리적 세계를 학습하는 대형 지리공간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니안틱은 포켓몬 고와 자사 앱 스캐니버스(Scaniverse) 이용자들이 수집한 스캔 데이터를 기술 플랫폼 개선에 활용한다는 계획을 2019년부터 개인정보 처리방침과 공개 발표를 통해 알려왔다고 밝혔다. 이미지들은 주로 게임 이용자들이 방문하도록 유도된 도시 환경 명소 주변에 집중돼 있으며, 동일 장소를 다양한 각도와 날씨·조명 조건에서 촬영한 데이터와 함께 촬영 당시 스마트폰의 위치·방향 메타데이터가 포함돼 있어 학습 데이터로서 높은 가치를 지닌다. 니안틱 스페이셜 측은 이 스캔 데이터가 물리 공간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AI 시스템 훈련에 활용됐으며, 모델 자체는 원본 스캔의 복제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사안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군사 기술 개발에 기여하게 됐다는 점 때문이다. 니안틱 스페이셜이 니안틱으로부터 분사하기 전, 포켓몬 고는 사우디 지원을 받은 게임 퍼블리셔 스코플리(Scopely)에 매각됐다. 이미지 수집이 게임 내 완전히 선택적 기능이었다는 회사 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게임 참여가 대규모 AI 훈련 데이터 수집으로 연결되는 구조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사례는 소비자 서비스에서 수집된 현실 세계 데이터가 방위 및 로봇 내비게이션 기술로 전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증강현실(AR) 게임이나 위치 기반 서비스가 수집하는 공간 데이터의 활용 범위에 대한 명확한 동의와 고지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