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코는 지금도 로봇 분야에서 성능이 견줄 대상을 찾기 어려운 조작기로 꼽힌다. 유연하면서도 다양한 물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능력 때문이다. 연구진이 arXiv에 공개한 논문은 아프리카코끼리(Loxodonta africana)의 코를 본떠 만든 소프트 로봇팔 ELEANOR를 선보였다. 기존 연구가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 모듈형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생물학적 원본에 가까운 구조적 연속성과 동적 특성을 큰 규모에서 재현하는 데 무게를 뒀다.
연구의 접근 방식은 특정한 동작을 미리 정해 공학적으로 짜 넣는 대신, 코가 지닌 대규모 생물학적 특성에 기반해 설계하는 것이다. 그러자 코끼리와 비슷한 움직임과 파지 동작이 자연스럽게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사람과 주변 환경 곁에서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제작에는 3D 프린팅이 쓰였다. 길이 85cm의 연속체(continuum) 팔은 유연하고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이며, 부피 단위로 잘게 나눈 테셀레이션 구조로 이뤄졌다. 여기에 힘줄(tendon) 구동 방식을 결합해 코의 세로근과 빗근을 모사했다. 이런 구조 덕분에 팔은 특정 부위만이 아니라 몸 전체를 활용해 물체를 감싸 쥘 수 있다.
연구진은 크기와 모양이 제각기 다른 물체들을 이 팔이 전신으로 파지하는 능력을 실험으로 보였다. 아울러 로봇 시스템과 실제 코끼리 코라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서로 비교해, 로봇공학과 생물학 양쪽에 도움이 될 만한 통찰을 함께 제시했다. 미리 정한 궤적을 심는 대신 생물의 구조적 원리에서 출발한 설계가, 결과적으로 생물다운 유연한 조작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해당 논문은 동료 심사를 거치기 전 단계로 arXiv에 사전 공개됐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 초록 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