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이 개발하는 범용 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과 달리, 보다 실용적이고 경제 현장에 바로 적용 가능한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막대한 자본과 컴퓨팅 자원을 투입해 지능이 인간 수준을 넘는 초거대 AI 모델인 ‘프런티어 모델(Frontier Models)’ 개발에 집중하는 반면, 중국은 AI 모델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어디서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중국은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AI를 활용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또한 중국은 자국 AI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개발자 생태계에 자국 AI를 확산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컨퍼런스(WAIC)와 글로벌 인공지능 거버넌스 고위급 회의에서 29개국이 참여하는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를 창립하고, 이 기구의 본부를 상하이에 둔다고 발표했다. WAICO는 아시아 12개국, 아프리카 10개국, 유럽 및 기타 지역 7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며, 공정하고 공평한 AI 협력을 목표로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기구 설립 협정에 서명하며, 인공지능 기술이 특정 국가의 독점이 아닌 모두가 함께 발전시켜야 할 공동체 자산임을 강조했다.
향후 5년간 중국은 개발도상국에 5,000건의 AI 교육과 세미나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고, 아랍 연맹, 아프리카 연합, 아세안, 브릭스(BRICS) 등 주요 지역 기구와 협력해 AI 응용 분야의 국제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은 AI 기반 기상 조기경보 시스템 ‘MAZU’를 30개 개발도상국에 지원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지역사회의 안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AI 기술을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고, 실용적 AI의 보급을 통해 경제적 이익과 국제 협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탠포드대학교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가 발표한 ‘2026년 인공지능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2월 중국의 DeepSeek-R1 모델은 미국 최고 모델과 동등한 수준을 기록했으며, 2026년 3월 현재 미국 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제품군이 2.7% 차이로 앞서고 있다. 중국은 특히 AI 논문 발표량, 인용 횟수, 특허 출원, 산업용 로봇 설치 등 여러 지표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어, 미국의 반도체 및 AI 기술 견제 정책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실용주의적 AI 개발 전략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적극적 지원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AI 기술 격차를 좁히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AI 기술이 국가 간 경쟁뿐 아니라 국제 협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가운데, 중국의 움직임은 향후 글로벌 AI 생태계의 판도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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