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첨단 패키징을 한 회사 안에서 통합 제공하는 ‘원스톱 턴키’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AI 반도체 설계 기업 브로드컴과 2000억 달러(약 292조 원) 이상의 협력 관계를 맺었다. 두 회사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I 서밋’에서 차세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브로드컴 CEO 혹 탄과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한진만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했으며, 미국 방문 중이던 이재명 대통령도 함께했다. 협력 기간은 2030년까지 5년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에서 2000억 달러 이상의 사업을 진행하며 기술 협력을 강화한다.
이번 협력은 AI 가속기(ASIC) 등 전용 칩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한 곳에서 담당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해 성사됐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 개발에 참여하며 설계 능력을 입증했으나, 최첨단 메모리와 로직 공정, 패키징을 모두 갖춘 제조 파트너가 필수였다. 파운드리 1위인 TSMC가 메모리를 생산하지 않고, 메모리 업체들이 최첨단 로직 공정을 보유하지 않아 삼성전자가 유일한 선택지가 됐다. 삼성전자는 2026년 2월 세계 최초로 4나노 기반 HBM4(고대역폭 메모리) 제품을 양산했으며, 같은 해 5월에는 HBM4E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했다. 이 제품들은 브로드컴의 AI 가속기에 적용될 예정이다.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2나노 이하 공정이 협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고속 데이터 통신용 반도체에 2나노 공정을 적용하며, 2나노 기반 첨단 패키징 기술로 고성능과 고효율 칩을 구현한다. 여기에 설계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을 최적화하는 DTCO(설계·기술 공동 최적화) 방식도 함께 제공해 개발 기간을 20% 단축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AI 서밋에서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일 국가나 기업의 힘만으로 AI 시대를 열기 어렵다고 밝혔다. 7월 25일에는 미국 오픈AI 본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AI 분야 동맹을 확장했다. 두 회사는 2025년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으며,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에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은 메모리, 로직, 첨단 패키징을 통합한 반도체 솔루션이 AI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확대해 AI 인프라 발전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드컴 반도체 솔루션 그룹의 찰리 카와스 사장도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평가하며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솔루션 개발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협약은 삼성전자가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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