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DeepSeek)가 API 모델 라인업을 딥시크 V4 플래시(deepseek-v4-flash)와 딥시크 V4 프로(deepseek-v4-pro) 두 종으로 정리하고, 공식 API 문서에 확정 가격표를 게시했다. 플래시의 세부 버전은 DeepSeek-V4-Flash-0731로, 7월 31일 프리뷰를 벗어나 정식 공개됐다. 다만 딥시크는 이 정식 API가 아직 퍼블릭 베타 단계라고 명시했으며, 이 버전이 프리뷰와 모델 구조·크기가 동일하고 사후 학습만 다시 거쳤다고 밝혔다. 프로의 정식 공개는 뒤이어 진행될 예정이다. 공식 문서 기준 플래시의 100만 토큰당 단가는 캐시 적중 입력 0.0028달러, 캐시 미스 입력 0.14달러, 출력 0.28달러다. 프로는 같은 기준으로 캐시 적중 입력 0.003625달러, 캐시 미스 입력 0.435달러, 출력 0.87달러다. 두 모델 모두 컨텍스트 100만 토큰, 최대 출력 384K 토큰을 지원하며, 동시 요청 한도는 플래시 2,500건, 프로 500건으로 차등을 뒀다.
이 가격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지점은 절대 단가보다 캐시 적중과 미스 사이의 간격이다. 플래시는 캐시가 적중한 입력 토큰에 0.0028달러를, 적중하지 않은 입력 토큰에 0.14달러를 매긴다. 같은 입력이라도 캐시 여부에 따라 50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프로 역시 0.003625달러와 0.435달러로 100배가 넘는 격차를 둔다. 토큰 비용을 줄이려는 수요는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코파일럿에 딥시크 V4를 도입하는 멀티모델 전략을 검토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실무에서 이 구조는 비용을 결정하는 변수를 프롬프트의 ‘길이’에서 ‘접두부의 안정성’으로 옮긴다. 시스템 프롬프트와 문서 블록을 앞쪽에 고정하고 사용자 입력만 뒤에 붙이는 방식으로 요청을 설계하면 긴 컨텍스트를 반복 호출해도 실제 청구액은 크게 줄어든다. 반대로 매 호출마다 앞부분이 조금씩 달라지는 애플리케이션은 100만 토큰 컨텍스트를 지원받고도 캐시 미스 단가를 그대로 부담하게 된다.

과금 방식 자체는 단순하다. 딥시크는 비용을 토큰 수와 단가의 곱으로 계산한다고 명시했다. 계정에 무료 잔액과 충전 잔액이 함께 있으면 무료 잔액이 먼저 차감된다. 다만 이 저가 구조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변수가 하나 남아 있다. 딥시크는 피크와 오프피크를 나누는 시간대별 요금제 도입을 예고했다. 피크 시간대에는 정가의 2배가 적용되며, 특정 항목이 아니라 모든 과금 항목이 대상이다. 피크 구간은 베이징 시간(UTC+8) 기준으로 매일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그리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다. 시행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공식 발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베이징 시간대 기준이라는 점은 한국 이용자에게 그대로 영향을 준다. 한국 표준시는 UTC+9로 베이징보다 한 시간 빠르므로, 예고된 피크 구간은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에 해당한다. 국내 업무 시간과 거의 겹치는 구간이다. 요금제가 시행되면 대화형 서비스처럼 낮 시간대 호출이 몰리는 워크로드는 표시 단가의 2배를 감수해야 하고, 배치 요약이나 대량 임베딩 생성처럼 실행 시각을 옮길 수 있는 작업은 야간이나 새벽으로 밀어 원래 단가를 유지할 수 있다. 시간대별 요금제가 저가 자체를 되돌리는 것은 아니지만, 호출 시점을 통제하지 않는 팀과 통제하는 팀 사이에 실질 비용 격차를 만드는 요인이 된다.
한편 기존 모델명이던 딥시크 챗(deepseek-chat)과 딥시크 리즈너(deepseek-reasoner)는 2026년 7월 24일자로 중단이 예고된 상태다. 딥시크는 앞서 4월 24일 V4 라인업을 공개하면서 이 두 이름을 3개월 뒤 중단하겠다고 알렸고, 그때까지는 각각 V4 플래시의 비추론 모드와 추론 모드를 임시로 가리키도록 연결해 뒀다. 두 이름을 코드에 하드코딩해 둔 서비스는 새 모델명으로 교체해 두지 않으면 요청이 실패할 수 있다. 다만 딥시크는 오픈AI 형식 엔드포인트와 함께 앤트로픽(Anthropic) 형식 엔드포인트도 병행 제공하고 있어, 기존 SDK를 쓰던 쪽은 베이스 URL과 모델명 교체만으로 전환이 가능한 구조다. 결과적으로 이번 가격표는 모델 성능 발표가 아니라 과금 설계 자체가 메시지인 사례로 남게 됐다. 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캐시 적중과 호출 시각이라는 두 축으로 실제 지출을 갈라놓는 방식이어서, 도입을 검토하는 쪽은 벤치마크 점수만큼이나 자사 트래픽 패턴이 이 두 축에 어떻게 놓이는지를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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