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글로벌 재계 거물들의 사교 모임인 ‘선밸리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통신·자동차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릴레이 회동에 돌입했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을 책임지는 한진만 사장과 동행했다. 대만 TSMC의 생산 한계와 미국 인텔의 추격으로 파운드리 시장이 새 국면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고객사 물량 추가 수주와 AI 사업 고도화를 위한 네트워킹 확장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컴퍼니가 매년 7월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여는 이 콘퍼런스는 IT·자동차·통신·미디어·금융 등 각 산업 거물급 리더와 정부 관계자 300여 명이 모여 ‘억만장자들의 사교 모임’으로 불린다. 이 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도착해 곧바로 일정을 시작했으며,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라고 말할 만큼 애착을 보여 온 이 행사에 2년 연속 참석했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애플 경영진과의 회동이다. 애플에서는 팀 쿡 CEO는 물론 오는 9월 1일 공식 취임하는 존 터너스 차기 CEO와 앤디 큐 서비스 담당 수석 부사장이 모두 참석했다. 지난해 8월 애플로부터 아이폰 이미지센서 반도체를 수주한 삼성 파운드리는 아이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망 복귀를 노리고 있다. 현재는 TSMC가 위탁 생산 중인데, 최근 전 세계 AI 칩 제조 주문이 TSMC로 몰리며 공급 차질이 빚어지자 애플이 삼성전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달 애플 경영진이 삼성전자와 메인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논의했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면서 수주 가능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AI 진영과의 접점도 두드러진다. 이 회장과 주기적으로 교류하는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선밸리에 모습을 보였다. 엔비디아에 맞서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 중인 아마존과 오픈AI는 삼성전자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받는 동시에 삼성 파운드리의 잠재 고객사이기도 하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 Arm의 르네 하스 CEO도 확인됐다. 하스 CEO는 지난해 2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 회장·손 회장·올트먼 CEO의 3자 회동에 동석해 AI 전략을 논의한 바 있어 재회가 예상된다. 이 밖에 GM의 메리 바라 회장, 필립 쉰들러 구글 최고사업책임자, 메타 부회장 등 글로벌 경영진이 집결해 이 회장의 비즈니스 미팅이 숨 가쁘게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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