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7명은 공공기관이 인공지능(AI)을 도입할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데이터 인텔리전스 기업 피앰아이가 만 20~59세 생성형 AI 사용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공정성과 성별 편향에 관한 인식 조사’ 결과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8.1%는 공공기관의 AI 도입 방식에 대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편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빠른 도입이 중요하다”는 응답(20.7%)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성별로는 여성(72.6%)이 남성(63.6%)보다 검증 우선 응답이 9%포인트 높았고, 연령이 높을수록 신중한 태도가 두드러져 50대의 검증 우선 응답(75.4%)이 20대(60.6%)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AI를 업무에 매일 활용하는 ‘헤비 유저’ 집단에서는 빠른 도입에 대한 수용도(35.8%)가 라이트 유저(17.4%)의 두 배 수준으로, 활용 경험이 쌓일수록 효율성에 대한 기대도 함께 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AI 활용도에 따라 규제 수용 태도가 갈리는 모습은 직장인들의 AI 뒤처짐 불안과도 맞물리는 지점이다.

응답자의 63.8%는 “한국 사회에 맞는 AI 성별 편향 점검 기준이 별도로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해외 AI 규제·평가 체계를 그대로 들여오기보다 한국어 표현 방식과 국내 성역할 인식, 노동시장 관행 등 고유한 맥락을 반영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남성(62.0%)과 여성(65.6%) 모두 60%를 웃도는 동의율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50대(72.8%) 동의율이 가장 높고 30대(57.0%)가 가장 낮아 세대 간 온도 차도 나타났다. AI 도입 전 정부의 사전 점검이 필요한 분야로는 범죄 예방·치안(남성 50.0%, 여성 47.5%)과 의료 진단(남녀 각 44.0%)이 성별 차이 없이 나란히 최상위권에 올랐다. 두 분야 모두 AI 판단 오류가 개인의 신체·안전과 직결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AI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AI 판단 근거를 설명해주는 기능'(21.6%)이 1위로 꼽혔고, ‘사람이 최종 검토하는 절차'(17.6%)가 뒤를 이었다. 조민희 피앰아이 대표는 국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기술 도입 속도 그 자체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맥락을 반영한 신뢰할 수 있는 검증 절차와 설명 가능성이라며, 일괄적인 규제보다는 정교하게 설계된 단계별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