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건축학 동문이자 연구자인 알렉산드로스 하리디스(Alexandros Haridis)가 컴퓨팅과 미적 판단의 관계를 탐구하는 연구 전시 ‘데이터 미학을 넘어서(Beyond Data-Driven Aesthetics)’를 MIT 켈러 갤러리에서 공개했다. 20세기부터 21세기에 걸친 건축·응용 예술 분야의 창작 생산과 미적 판단 문제를 컴퓨팅이 어떻게 다뤄왔는지를 알고리즘·이론·머신러닝 시스템을 물리적 설치 작품과 인터랙티브 시각화로 번역해 보여주는 것이 전시의 핵심이다. 하리디스는 ChatGPT와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같은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 시스템이 창의성·미적 판단·예술에 대한 공적 논의에 급속히 진입하던 2022년 전후를 전시 기획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전시는 다섯 개 주제 영역으로 구성된다. ‘미적 척도(Aesthetic Measure)’, ‘미적 가이드라인(Aesthetic Guidelines)’, ‘알고리즘 미학(Algorithmic Aesthetics)’, ‘미적 전유(Aesthetic Appropriation)’, ‘미적 참신성(Aesthetic Novelty)’이 그것이다. 각 주제는 특정 논문이나 저서에서 핵심 개념을 끌어온다. 예컨대 ‘척도’는 1930년대 수학자 조지 버코프(George Birkhoff)가 미적 가치를 수학적으로 정량화한 연구를 가리키고, ‘참신성’은 머신러닝 시스템 AICAN이 친숙함과 기지의 예술 양식에서의 이탈을 균형 잡는 인지 미학 이론에 따라 생성 이미지를 판단하는 방식을 다룬다. 하리디스가 주목한 핵심 통찰은, AI와 관련해 ‘새로운’ 것으로 공론화되는 많은 질문들이 사실 20세기 초부터 규칙 기반 방법이나 알고리즘 모델로 이미 탐구되어온 긴 역사를 갖는다는 점이다. 1956년 다트머스 AI 창설 컨퍼런스에서도 창작과 평가 과정은 미래 AI 연구가 다뤄야 할 일곱 가지 핵심 영역 중 하나로 명시된 바 있다.

전시가 활용하는 방법론은 소프트웨어 재구성, 물리적 제작, 데이터 시각화다. 알고리즘 개념이나 수학적 공식처럼 추상적이고 기술적인 내용을 공간·상호작용·물질 형태로 변환함으로써 전통 학술 방식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것을 체험 가능하게 만들려는 시도다. 하리디스는 이것이 단순히 ‘미를 기계화’하는 문제를 넘어, 연구 커뮤니케이션의 형식 자체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연구 방향으로 건축·구조·제품 설계에서 규칙 기반과 데이터 기반 컴퓨팅이 인간 경험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요소를 어떻게 규명할 수 있는지를 탐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컴퓨팅이 미적 판단에 개입하는 방식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하는 이 연구는, 생성AI가 창작 도구로 빠르게 확산하는 현재 시점에서 그 기술적 전제와 한계를 이해하는 데 참조점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