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알파폴드(AlphaFold) 개발을 이끌어 2024년 노벨 화학상을 공동 수상한 구글 딥마인드 존 점퍼(John Jumper) 부사장이 약 9년간의 구글 재직을 마치고 앤트로픽(Anthropic) 합류를 선언했다. 점퍼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재충전 기간을 거친 뒤 앤트로픽에서 새 역할을 시작할 것이라고 직접 밝혔다. 알파폴드는 수년이 걸리던 단백질 3차원 구조 분석을 수분에서 수시간으로 단축해 신약 개발과 생명과학 연구 전반의 속도를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업적으로 점퍼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와 함께 화학상을 받았다.
점퍼의 이직 발표와 거의 동시에 구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 개발을 총괄한 노엄 샤지어(Noam Shazeer) 부사장의 오픈AI(OpenAI) 합류 사실도 알려졌다. 샤지어는 2017년 트랜스포머(Transformer) 구조를 제안한 논문 ‘어텐션이 당신에게 필요한 전부(Attention Is All You Need)’의 공동 저자로,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주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이론적 기반을 마련한 연구자다. 2021년 구글을 떠나 챗봇 스타트업 캐릭터.AI(Character.AI)를 창업했던 그는 2024년 구글이 캐릭터.AI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다시 합류했다가 이번에 오픈AI로 이동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샤지어가 오픈AI에서 AI 아키텍처 연구를 이끌게 된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잇따른 이탈은 구글이 제미나이와 딥마인드를 앞세워 AI 주도권 회복을 노리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업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앤트로픽 입장에서는 AI가 과학 연구의 근본 문제를 풀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연구자를 영입해 연구 역량을 보강했고, 오픈AI는 LLM의 이론적 설계 자체를 만든 인물을 핵심 연구 조직에 배치하게 됐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모델 성능 격차가 좁혀질수록, 그 모델을 설계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소수의 핵심 연구자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의 결정적 변수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AI 업계에서도 핵심 연구 인력의 해외 이탈 방지와 유치 전략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