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자체 설계한 AI 가속기 트레이니엄(Trainium)을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외부 기업의 데이터센터에 직접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 AI 부문 최고책임자 피터 드산티스는 이 계획을 공개하며 잠재 고객들과 구체적인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고객사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레이니엄은 2020년 처음 출시된 이후 AWS를 통해 오픈AI, 앤트로픽, 우버 등 주요 AI 기업들이 도입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이 칩으로 창출된 매출 약정은 2026년 4월 기준 2250억 달러(약 342조 원)를 넘어섰다. 드산티스는 올해 초 출하를 시작한 트레이니엄 3세대가 대부분 완판됐으며 내년 출시 예정인 4세대에도 강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4월 주주 서한에서 제3자에게 자사 칩 랙을 판매할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외부 판매 추진은 컴퓨팅 자원의 현지 통제를 요구하는 유럽 소버린 클라우드 수요를 주요 타깃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데이터 주권 규정에 따라 클라우드 서비스 대신 자국 내 물리 인프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AWS를 우회한 칩 직접 판매 방식이 이 수요에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지난 4월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일부 고객에게 직접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빅테크 AI 칩의 외부 판매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AWS 사업 잠식 우려에 대해 드산티스는 “AI 분야에는 아직 소비 미달 상태가 너무 많다”며 자기잠식(cannibalization)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5~7년 안에 상업적으로 유용한 소규모 양자컴퓨터가 처음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아마존은 지난해 오류 정정에 특화된 양자컴퓨터 칩 ‘오셀롯(Ocelot)’을 공개하며 양자 컴퓨팅 분야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