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고도화했다. 양사의 협력 관계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단순 공급망 체제에서 벗어나, 차세대 AI 인프라의 메모리 아키텍처를 초기 단계부터 함께 기획·설계하는 기술 동맹으로 격상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차세대 제품 개발 주기에서 두 회사가 처음부터 협력한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슈퍼컴퓨터 플랫폼인 ‘베라 루빈(Vera Rubin)’과 중앙처리장치(CPU) ‘베라’에 탑재될 최적화 메모리 솔루션을 공동 설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퍼스널 AI 시장을 겨냥한 ‘RTX 스파크’와 피지컬 AI 컴퓨팅 플랫폼 ‘젯슨 토르’용 차세대 메모리까지 공동 개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가 개척하는 핵심 신시장에서 메모리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소프트웨어 협력도 함께 확장된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GPU 연산 플랫폼인 ‘CUDA-X’ 라이브러리와 물리 시뮬레이션 도구 ‘피직스네모(PhysicsNeMo)’를 자사 공정에 도입할 계획이다. 반도체 설계의 핵심 공정인 TCAD(공정·소자 시뮬레이션) 연산과 계산 리소그래피 시뮬레이션을 가속화해 차세대 메모리 개발 기간과 고정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전자설계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들과의 삼각 협력 체계도 구축할 방침이다.
생산 자동화 측면에서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과 ‘오픈USD(OpenUSD)’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공장 디지털 트윈 고도화도 추진된다. AI 기반 최적화 엔진 ‘cuOpt’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플랫폼을 현장에 적용해 자율 이동 로봇(AMR) 등 공장 물류 설비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장기 공급 계약(LTA)을 통해 내년과 2027년향 차세대 HBM 제품의 공급 물량을 이미 확보한 상태이며, 단가 인상 추세와 맞물려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실적 성장세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동맹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를 단순 범용 부품이 아닌 AI 인프라의 대체 불가능한 핵심 자산으로 재정의한 사건”이라며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높은 수요와 기술 진입 장벽이 유지되는 한 하반기를 기점으로 자산 가치의 대대적인 재평가 모멘텀이 도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