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에서 인공지능(AI)이 대규모 전투 작전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했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팔란티어(Palantir)의 AI 기반 전장 관리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과 앤트로픽(Anthropic)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클로드(Claude)’가 결합돼 개전 초기 24시간 동안 약 1000개의 표적을 식별·타격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드론·레이더·통신 감청 등 다양한 경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분석해 타격 후보를 선별하고, 군 지휘부가 이를 검토·승인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미 국방부 디지털·AI 최고책임자는 메이븐이 적합한 부대 식별, 공격 방향 및 무기 선정, 공격 계획 수립 등에도 활용됐다고 밝혔다.
AI와 무력의 결합이 정밀 타격을 현실화하자 이란 측은 AI 인프라 자체를 전략 표적으로 삼았다. 바레인,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서방 중동 국가에 위치한 주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며, 이는 AI 구동에 필요한 인프라가 현대전의 새로운 취약점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 업계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자율 무기와 사이버 방어를 포함한 AI 기반 방산 기술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글로벌 벤처캐피털 펀드는 세계 벤처 투자액의 약 8%가 이미 방산 기술 분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번 전쟁에서 AI의 군사적 역할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정부는 앤트로픽의 최신 AI 모델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AI를 국가 전략물자로 관리하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한국에서도 독자적인 소버린(주권) AI 기술을 국방에 접목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하드웨어 방산 분야에서는 세계 상위권 경쟁력을 갖췄으나 국방 AI 플랫폼과 데이터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이미 국방 AI 시장 진입을 구체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일환으로 개발 중인 AI 모델을 국방 특화 방향으로 고도화하고, 국방부 보유 GPU 자원을 활용한 국방 전용 LLM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LLM과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한 국방 AI 전담 조직을 공식화했다. 저가형 무기와 AI의 결합이 고가치 무기체계로 진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 AI 생태계 전반에 걸쳐 국방 AI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