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인공지능(AI)미래학과 김형준 교수 연구팀이 저출산과 농촌 인구 이탈로 인한 농업 인력 감소가 미래 식량 생산에 기후나 토양 조건보다 더 큰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전해원 기후-환경-에너지 연구소 교수, 니클라스 포셀 교수, 타이칸 오키 일본 도쿄대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 6월 1일자에 게재됐다. 같은 학술지의 ‘뉴스 앤드 뷰스’ 논평에서도 별도로 다뤄지며 학술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미래 사회와 기후변화를 예측하는 국제 시나리오 체계인 공통 사회경제 경로(SSP)와 대표 농도경로(RCP)를 결합한 5개 시나리오를 활용했다. 여기에 인구 증가, 경제 성장,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농업 노동력 감소 변수를 새롭게 반영한 것이 기존 식량안보 연구와의 핵심 차이점이다. 분석 결과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농업 인력 부족이 실제 활용 가능한 농지 면적을 줄이는 핵심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아시아와 동유럽 등에서는 기술 발전으로 1인당 경작 가능 면적이 늘어나더라도, 인구 감소와 산업화로 농업 인력이 줄어들면서 노동력 부족이 농지 공급의 주요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기술 발전이 농업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주목받는다. 기술 발전은 농업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제조업과 서비스업 성장을 촉진해 농촌 인구의 도시 이탈을 가속화하는 역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농지와 기술이 갖춰져 있어도 이를 실제 생산으로 연결할 인력이 부족해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국제이주 제한 여부도 변수로 작용한다. 이주가 제한될 경우 선진국에서는 농업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반면, 일부 저소득 국가에서는 농업 인구가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어 식량안보 문제가 농업 정책뿐 아니라 노동 이동과 이주 정책, 빈곤 문제와도 연결된다는 점을 연구팀은 강조했다.
제1저자는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이홍탁 박사과정생이 맡았고, 김형준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김 교수는 “기후와 토지뿐 아니라 사람의 변화까지 함께 고려해 미래 식량 문제를 분석했다”며 “저출산과 농촌 기피 같은 현실적인 사회 문제가 미래 식량안보와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농지 확보와 기후·토양 조건에 집중돼 있던 식량안보 연구에 인구구조 변수를 정량적으로 반영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분석 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