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소비자와 기업을 대신해 직접 협상하고 거래를 완결 짓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기존 디지털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리서치 소속 경제학자 데이비드 로스차일드는 AI 에이전트 경제의 핵심 변화가 단순한 연산 속도 향상이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마찰 제거에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세금 신고를 맡길 회계사를 바꾸거나 케이터링을 문의하려면 소비자가 직접 번거로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전환 비용이 소비자의 선택을 제약하고 시장 효율성을 낮춘다. 그러나 소비자 에이전트와 기업 서비스 에이전트가 직접 대화하며 거래를 처리하게 되면 플랫폼 간 이동이 훨씬 자유로워진다. 로스차일드는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락인(lock-in)’, 즉 높은 전환 비용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에이전트 경제에서 그 힘은 상당히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쇼핑 중개 플랫폼이나 여행 예약 사이트처럼 양면 시장의 마찰을 줄여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아온 서비스들이 특히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에이전트 경제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시장을 재편할 전망이다. 하나는 빅테크 플랫폼이 에이전트 간 통신을 자사 생태계 안에 가두는 폐쇄형 구조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에이전트든 자유롭게 소통하고 거래할 수 있는 ‘에이전트 웹(web of agents)’ 형태의 개방형 시장이다.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중소기업도 거대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연결될 수 있어 경쟁이 더 넓은 층에 분산된다. 다만 신원 확인, 책임 귀속, 보안, 표준화에 대한 광범위한 제도적 합의가 선행돼야 현실화될 수 있다.
AI 에이전트 경제가 가져올 세 가지 구조적 변화로는 탐색 비용 감소와 의사결정 주기 단축, 가격·품질 경쟁 심화, 그리고 기존 거래가 수천 개의 마이크로 단위로 분해되는 현상이 꼽힌다. 로스차일드는 AI가 단순히 더 빠른 도구가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이 관계를 맺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