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1년 안에 자기 업무 대부분을 대신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은 낮게 보는 이용자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이들은 옆자리 신입 동료의 실직 가능성은 훨씬 높게 점쳤다. “나쁜 일은 나보다 남에게 일어난다”는 심리학의 ‘낙관적 편향’이 AI 시대 고용 불안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고용 전망 설문 결과다. 응답자 3분의 1 이상은 12개월 안에 AI가 자신의 업무 대부분 또는 거의 전부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같은 기간 본인이 실직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약 10%에 그쳤다. 이런 인식 패턴은 다른 조사에서도 반복된다. 미국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2월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0%는 AI가 향후 20년간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지만, 자기 자신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신에게는 부정적 사건이 남보다 덜 일어날 것이라 믿는 경향, 곧 낙관적 편향으로 설명한다.

이번 분석의 바탕이 된 AI 사용 기록에는 생활 패턴도 뚜렷하게 반영됐다. 클로드(Claude) 이용 기록을 보면 개인적 대화 비중은 평일 약 35%에서 주말에는 50% 가까이로 늘었고, 뉴스 관련 질문은 오전 7시, 업무 이메일 작성은 오전 10~11시, 요리 레시피 요청은 오후 6시에 몰렸다. 수면 상담은 새벽 시간대에 집중됐다. 전체 대화의 93%는 문서·보고서·설명·가이드 등 구체적 결과물 제작으로 이어졌다. 사람들이 AI를 실질적인 업무 도구로 깊숙이 끌어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거시 지표는 다소 다른 신호를 보낸다. 미국 재취업 컨설팅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의 인원 감축 사유 중 23%인 10만여 건이 ‘AI’였으며, 6월에는 4개월 연속으로 AI가 인원 감축 사유 1위(31%)에 올랐다. ‘신입이 위험하다’는 응답자들의 직감도 방향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신입급 채용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는 노동시장 데이터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앤트로픽이 지난해 말 자사 엔지니어들을 조사한 내부 보고서에서도 AI 도입 이후 신입 채용이 줄었다는 관찰이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번 설문은 응답자의 약 30%가 컴퓨터·수학 직군, 23%가 관리직으로 AI를 이미 적극 활용 중인 집단이라는 점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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