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사람의 지시 없이 스스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범용 자율성’이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스테크니카(Ars Technica)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자율성은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는 강화학습과 시각-언어 모델 같은 대규모 사전훈련 모델의 결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물리 지능 연구기업 피지컬인텔리전스(Physical Intelligence)의 세르게이 레빈은 로봇이 다양한 상황에 일반화된 대응을 하려면 “충분한 데이터의 임계질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로봇 훈련용 데이터가 텍스트나 이미지와 달리 원격조작(teleoperation) 같은 고비용 방식으로만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질리티로보틱스(Agility Robotics)의 조너선 허스트는 “체화된 AI는 (기존 AI보다) 10배 더 어렵다”고 평가하며, 로봇 지능을 가능케 할 만큼 방대한 데이터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은 미끄러운 바닥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강화학습으로 재훈련받아야 했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는 이미 일부 자율 로봇이 상용 배치되고 있다. 어질리티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디지트(Digit)는 GXO, 도요타, 셰플러 등 물류·자동차 공장에 투입돼 6만 5000시간 이상 가동된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회사는 최근 상장 계획도 발표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는 현대차 메타플랜트에 배치될 예정으로, 2028년까지 연간 3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이들 로봇은 대부분 사람과 분리된 통제된 작업 공간에서 운용되며, 어질리티는 향후 12개월 안에 차세대 모델인 디지트 v5를 통해 인간과 협업할 수 있는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가정용 로봇으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시각차가 크다. 허스트는 완전 자율 가정용 로봇이 실현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며, 현재 가정 배치가 임박했다고 주장하는 기업들에 대해 “거짓말을 하거나 틀렸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안전성 확보와 함께 새로운 작업을 학습할 때 기존 학습 능력이 손실되는 ‘재앙적 망각’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미 육군 연구소와 퍼듀대에 몸담은 디팜 파텔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인간형 로봇이 아니라 일을 해낼 수 있는 로봇”이라며, 로봇의 형태보다 실질적인 작업 수행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