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만든 허위 법령이나 판례를 법원에 제출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런 행위에 법원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허위 법령 인용에 대한 제재 규정을 담은 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 3일 대표발의했다고 5일 밝혔다.
개정안은 형사사건의 피고인·변호인, 민사사건의 당사자·대리인 등이 고의나 과실로 존재하지 않는 법령이나 판결·결정, 헌법재판소 결정 등을 인용하거나 주요 내용을 허위로 인용한 경우, 법원이 결정으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허위 물적 증거를 제출하면 증거인멸죄나 무고죄로 형사처벌이 가능한 반면 허위 법령을 인용해 그럴듯하지만 거짓된 법률 주장을 펼치는 행위는 제재 방안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최근 법원에서는 생성형 AI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사건번호나 판결 내용과 무관한 가짜 법리를 제시하고, 이를 그대로 서면에 담아 법정에 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례는 변호사 없이 직접 소송에 나서는 ‘나홀로 소송’에서 자주 발견되지만 변호사가 제출한 서면에서도 종종 확인된다고 한다. 서울고법 민사33부는 올해 4월 보증금반환 사건 판결문에서 피고 측이 제시한 특정 사건번호들이 모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는 각주를 달기도 했다. 이번 법안은 법원행정처 산하 ‘AI 활용 허위 주장·증거 제출 대응 태스크포스(TF)’가 5개월간 활동한 끝에 지난 3월 내놓은 대응책 중 하나를 반영한 것으로, TF는 허위 법령 인용으로 불필요한 소송 비용이 발생하거나 소송이 지연된 경우 그 비용을 당사자에게 부담시키는 방안과, 변호사가 검증 없이 허위 법령을 제출했을 때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를 의뢰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한 바 있다.
법원행정처는 이에 앞서 지난 2월부터 사법정보공개포털에서 사건번호를 입력해 실제 판결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허위 사건번호 확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번 법안은 AI 환각으로 인한 사법 자원 낭비를 막고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법안의 실제 시행 여부는 국회 통과와 이후 개별 재판부의 재량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