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카타고(KataGo)’와 공개 대국을 벌인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열린 지 10년 만에 성사되는 이번 이벤트는 한경미디어그룹이 주최하는 ‘쎈수학·한경 기신전’으로, 7월 17일, 19일, 21일 사흘에 걸쳐 세 판이 치러진다. 이에 앞서 7월 14일 오후 2시 한국기원에서 공식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이번 대국은 인간과 AI가 동등한 조건에서 겨루는 호선(맞바둑) 방식이 아니라 신진서 9단이 두 점을 미리 놓고 시작하는 접바둑으로 진행된다. 이는 AI 바둑 프로그램의 기력이 이미 인간의 한계를 크게 넘어섰다는 현실을 인정한 결과로, 대국 규칙에도 이런 격차가 반영됐다. 신진서 9단에게는 5시간의 제한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주어지는 반면, 카타고는 한 수마다 20초 이내에 착수해야 한다는 제약을 받는다.

신진서 9단은 “현재 AI를 호선으로 이기는 것은 오토바이와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처럼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중국 AI 프로그램 줴이와의 연습 대국에서 2점 접바둑 기준 승률 30%를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인간의 간절함과 집요함으로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번 대국을 통해 바둑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되살리고, 최선의 수를 향해 고뇌하는 인간의 집념이 지닌 가능성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대국료와 보상 체계도 눈길을 끈다. 판당 기본 대국료는 5000만 원으로 세 판 합계 1억 5000만 원이며, 승리할 때마다 5000만 원씩 추가로 지급된다. 3전 전승을 거두면 총 상금은 3억 원에 이르고, 2승 이상을 달성하면 별도 부상으로 고급 세단 제네시스 G90(1억 원 상당)이 수여된다. 알파고 이후 10년간 바둑 AI가 걸어온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이번 대국은 AI가 특정 분야에서 인간의 정점을 얼마나 앞질렀는지를 가늠하는 상징적 무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