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버클리, 카네기멜론대학교(CMU), 텔아비브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인공 언어(conlang, constructed language) 생성에 특화된 AI 모델 ConlangCrafter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2026년 6월 27일 컴퓨터언어학회(ACL) 논문으로 발표했다. 클링온어(Klingon), 도트락어(Dothraki), 엘프어 같이 영화·소설용으로 인간이 수작업으로 만든 언어와 달리, ConlangCrafter는 음운론(phonology)·형태통사론(morphosyntax)·어휘 체계를 통합 설계해 일관된 규칙 체계를 갖춘 언어를 자동으로 생성한다.
모델의 작동 방식은 세 가지 언어학적 층위를 동시에 다루도록 구성됐다. 소리가 조직되는 방식인 음운론, 단어와 문장 구조의 관계인 형태통사론, 그리고 어휘가 그것이다. 무작위 수치 생성기(random number generator)가 매번 변형을 도입해 생성되는 언어가 서로 다르게 나오도록 하고, 내장된 편집 루프가 결과물의 모순을 검토하고 수정한다. 사용자는 원하는 규칙 조합을 직접 선택하거나, 모델이 자체적으로 규칙을 정하도록 맡길 수도 있다. 일본어와 에스페란토를 혼합하는 식의 요청도 가능하다. 연구팀은 ConlangCrafter가 소리 대신 색깔과 몸짓을 사용하는 두족류(cephalopod) 언어처럼 인간이 상상하기 어려운 비인간 중심 언어 체계도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능 평가에서 ConlangCrafter는 범용 LLM에 인공 언어 생성을 단순 지시했을 때보다 언어 다양성은 약 2배, 규칙 일관성은 약 70% 높은 결과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 모델 중 하나인 제미나이 2.5 프로(Gemini-2.5-Pro)와의 비교에서 이 수치가 확인됐다. 다양성은 기본 어순 등 주요 언어 특성에서 생성된 언어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로 측정했고, 일관성은 각 언어의 번역이 해당 언어 자체 규칙을 올바르게 따르는지로 판단했다. 모델은 현재 무료로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의미론(semantics)·대화 맥락·문자 시각 체계 같은 복잡한 언어학적 차원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연구의 응용 가능성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언어학 연구 도구로도 평가받고 있다. CMU 언어기술연구소의 데이비드 모텐슨(David Mortensen) 연구교수는 언어 구조가 AI 모델 성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언어 유형론이나 어휘 구성이 모델 성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가설이 오랫동안 검증이 어려웠던 만큼, ConlangCrafter가 통제된 실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가슈페르 베구시(Gašper Beguš) UC버클리 언어학과 부교수는 언어가 사고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피어-워프(Sapir-Whorf) 가설 검증을 다음 연구 과제로 꼽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