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인공지능(AI)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신약 개발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6월 23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BIO International Convention) 현장에서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이 두 가지 방식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AI가 신약 개발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한국은 오픈이노베이션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같은 날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과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협력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기존 연구 영역을 신경면역 분야로 확장하면서 인실리코의 AI 플랫폼을 후보 물질 발굴과 전임상 단계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 같은 전략을 통해 후보물질 도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SK바이오팜은 아시아 기업의 기술력과 미국 등 서구권의 임상·상업화 인프라를 연결하는 ‘이스트-웨스트 브릿지(East-West Bridge)’ 모델도 준비 중이다. 이 사장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바이오 기업을 서구권 시장에서 성공시키는 모델을 5~10년 단위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 이승규 부회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바이오 업계에서 AI가 단순한 가능성 논의를 넘어 임상 성공률과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AI 신약 개발은 방대한 화합물 라이브러리에서 유효 후보 물질을 탐색하고 단백질 구조와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과정에 머신러닝을 적용해, 전통적으로 수년이 걸리던 초기 발굴 단계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손잡은 인실리코 메디슨은 생성형 AI 기반 신약 발굴 플랫폼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표적 발굴부터 후보 물질 설계까지 AI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으로 업계에서 평가받아 왔다. 이번 협력에서 양사는 중추신경계 질환 가운데 신경면역 영역을 우선 공략 대상으로 설정해, 기존 항암·뇌전증 중심이던 SK바이오팜의 연구 지형을 넓히게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자체 후보 물질 확보와 글로벌 임상 진출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AI 도입과 개방형 협력을 결합한 SK바이오팜의 행보가 후발 주자들의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