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수개월간 추진해 온 친(親)AI 입법의 핵심은 ‘선점(preemption)’이다. 주별로 제각각인 AI 규제를 연방 차원의 단일 법으로 덮어 전국에 동일한 규칙을 적용하자는 구상이다. 그러나 거듭된 반대에 부딪힌 끝에, 빅테크의 마지막 선점입법 시도는 전혀 다른 사안인 아동 온라인 안전과 한 묶음으로 처리될 처지에 놓였다. 이번 주 백악관이 마샤 블랙번 상원의원이 주도한 아동 온라인 안전법(KOSA, Kids Online Safety Act) 계열 법안을 선점입법 패키지의 일부로 지지하겠다는 뜻을 아동안전 단체와 기업들에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문제는 이 결합이 곧바로 혼선을 빚었다는 점이다. 백악관은 자체 KOSA 법안을 이미 통과시킨 하원 공화당, 그리고 상원 KOSA를 함께 추진해 온 민주당에 블랙번 안을 매개로 삼겠다는 계획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구나 하원에는 별도의 초당적 AI 선점입법안도 떠돌고 있어, 어느 쪽 아동안전법이 채택될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상원 KOSA는 기업에 ‘주의 의무(duty of care)’를 부과하고 그 책임을 AI 기업으로까지 확대하는 강한 안인 반면, 하원 안은 지난해 11월 해당 조항을 크게 완화해 양자 간 간극이 크다. 한 공화당계 로비스트는 더버지에 “누가 이 일을 주도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AI 선점입법 통과를 요구해 온 만큼 공화당은 어떻게든 이를 성사시켜야 하는 처지다. 트럼프 측 변호사 마이크 데이비스는 선점입법이 아동·보수·창작자·지역사회라는 ‘4C’를 모두 보호해야 한다며 “4C를 다루지 않으면 통과될 가망이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6월 중순 현재 의회 일정상 5주 휴회와 선거 시즌을 앞두고 남은 시간이 빠듯한 데다, 상원 통과에는 민주당 협조로 60표가 필요해 회의론이 짙다. 엔비디아 대관 책임자 출신 오스틴 카슨은 “이 법안이 움직이는 시나리오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