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반도체와 로봇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 국가별 정책 인센티브와 자본, 수요가 집약된 지역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엔비디아가 장악한 글로벌 AI 추론 인프라 시장에서 틈새를 노린다는 목표다. 이들은 현지 데이터센터와 산업 생태계에 최적화된 기술과 솔루션을 앞세워 장기적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는 유럽이 추진하는 ‘소버린 AI’ 프로젝트를 글로벌 진출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두 회사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레이즈 서밋 2026’에 참가해 각각 데이터센터용 NPU(신경망처리장치)와 소프트웨어 스택을 소개하며 유럽 시장 공략 전략을 발표했다. 유럽 각국이 미국 빅테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데이터와 문화를 보호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 GPU 중심의 AI 추론 인프라에 대한 대안 플랫폼으로 부상하는 셈이다. 리벨리온은 ‘아톰’(ATOM)이라는 NPU 기반 AI 추론 인프라를 내세워 프랑스 코렐리아캐피탈 등 현지 투자사 및 AI 솔루션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통신과 클라우드 분야에서 쌓은 실증 경험을 기반으로 유럽 고객사와의 장기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 중이다. 퓨리오사AI는 포르투갈 리스본에 위치한 에퀴닉스 LS2 데이터센터에 RNGD(레니게이드) 기반 추론 전용 서버를 설치해 이미 실증 거점을 마련했다. 에퀴닉스는 현지 AI 기업들이 직접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퓨리오사AI는 컴파일러, 툴체인, 런타임을 포함한 통합 소프트웨어 스택도 공개했다. 또한 독일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유럽 데이터센터 시장과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엑시나가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기반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엑시나는 최근 2018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목표 금액 대비 1.4배를 달성했다. 독자 개발한 메모리 중심 컴퓨팅 솔루션 ‘MX1’을 통해 CPU와 GPU가 담당하던 일부 연산을 메모리 단에서 처리해 AI 학습과 추론 시 발생하는 지연 시간을 줄이고, 데이터센터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엑시나는 북미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 및 CXL 생태계 파트너와 협력 관계를 확대하며 CXL 기반 메모리 컴퓨팅을 글로벌 인프라 표준으로 정착시키려는 전략이다. 로보티즈는 우즈베키스탄을 거점으로 AI 로봇 핵심 부품 생산과 AI 데이터 수집을 결합한 ‘피지컬 AI 데이터팩토리’ 구축에 나섰다. 타슈켄트 인근 양기 아블로드 특별산업구역 내 6만6000㎡ 부지에 공장을 조성했으며,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 현재 공장은 4분기 정식 가동을 앞두고 시험 운전을 진행 중이다. 로보티즈는 현지에서 100여 명을 선행 채용해 휴머노이드 로봇 ‘AI 워커’를 활용해 공장과 물류, 서비스 현장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생산 라인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1년까지 연간 500만 대 규모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로보티즈 우즈베키스탄 공장에 대한 지분 투자 검토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 공동 연구 및 개발을 추진 중이다.
| 기업 | 주요 해외 거점 | 기술·현재 단계 |
|---|---|---|
| 리벨리온 | 유럽·프랑스 협력 확대 | ATOM NPU·현지 파트너 모색 |
| 퓨리오사AI | 포르투갈 리스본 LS2 데이터센터 | RNGD 서버 평가 환경 구축 |
| 엑시나 | 북미 데이터센터 시장 | CXL 기반 MX1·파트너 확대 |
| 로보티즈 | 우즈베키스탄 산업구역 | 로봇 생산·행동 데이터 거점 시험 운영 |
이처럼 국내 AI 스타트업들은 각자의 기술 특성에 맞춰 권역별로 해외 거점을 설계하며 글로벌 인프라 표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유럽에서는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가 소버린 AI 정책과 데이터·에너지 규제에 최적화된 NPU와 소프트웨어 스택을 제공하고, 미국에서는 엑시나가 CXL 기반 메모리 컴퓨팅을 앞세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중앙아시아 지역에 로봇 생산과 AI 데이터 허브를 구축해 차별화된 글로벌 전략을 수행 중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AI 반도체와 로봇 기술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국의 첨단 산업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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