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산업 경쟁을 넘어 국가안보와 외교의 의제로 이동하고 있다. 첨단 반도체, 데이터센터, 모델, 데이터와 인재가 서로 연결되면서 한 영역의 의존이 다른 영역의 취약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정상외교를 계기로 한국도 개별 기술 사업을 넘어 AI를 경제안보와 외교·통상의 언어로 다루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핵심은 ‘완전한 자립’이라는 구호보다 반드시 지켜야 할 역량과 국제 협력으로 보완할 영역을 분명히 나누는 데 있다.
미국은 동맹과의 기술 협력을 확대하면서도 첨단 반도체와 일부 AI 기술에는 수출통제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은 공개형 모델과 인프라 협력, 교육 지원 등을 통해 자국 생태계의 접점을 넓히려 한다. 두 접근은 방식이 다르지만 AI 기술이 공급망, 표준, 시장 접근과 결합한 외교 자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이 어느 한쪽의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 머물면 외부 기업의 가격·정책 변경이나 지정학적 갈등에 핵심 서비스가 흔들릴 수 있다.

한국형 AI 신안보 전략은 보호와 개방을 동시에 설계해야 한다. 국방·행정·금융·의료처럼 중단 위험이 큰 분야는 모델과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의 통제권과 대체 수단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반면 모든 요소를 국내에서만 해결하려 하면 비용이 커지고 기술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 동맹국과는 공급망 안정, 공동 연구, 안전성 평가와 표준을 묶고, 신흥국과는 현지 언어 모델·교육·제도 설계를 포함한 장기 파트너십을 만드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 전략 축 | 우선 과제 | 피해야 할 위험 |
|---|---|---|
| 핵심 역량 보호 | 민감 데이터·모델·컴퓨팅 통제권 확보 | 모든 기술의 무리한 국산화 |
| 동맹 협력 | 공급망·평가·표준 공동 대응 | 단일 국가·기업 의존 |
| AI 외교 | 현지 수요에 맞춘 모델·교육·제도 협력 | 장비 판매에 그치는 단기 사업 |
정상외교의 성과도 협약 건수나 투자 약속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공동 사업이 실제 조달과 인력 교류로 이어지는지,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표준 논의에 참여하는지, 민감 기술의 보호 장치가 작동하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AI 외교는 국내 산업정책의 해외판이 아니라 안보·산업·규범을 묶는 지속적 협상이다. 한국은 보호할 기술의 범위와 공유할 역량의 조건을 먼저 정하고, 이를 국가별 협력 의제로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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