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가 모교인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에서 인공지능(AI) 언급을 사실상 피하고 낙관론을 전면에 내세웠다. AI가 초급 사무직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대학가에서 높아진 가운데 기술 업계 최고위 경영자가 스스로 AI 발언 수위를 낮추는 이례적인 모습이 주목받았다.
피차이 CEO는 연설 도입부에서 자신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조언을 받았으며, 그 조언이 모두 무엇을 말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미국 대학가에서 AI에 대한 반감이 커진 분위기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전 구글 CEO 에릭 슈밋은 애리조나대 졸업식에서 AI의 가능성을 강조했다가 학생들의 야유를 받았고, 스콧 보체타 역시 미들테네시주립대 졸업식 연설 중 AI를 언급하다 비슷한 반응을 경험했다. 피차이는 AI 대신 자신이 1990년대 캘리포니아에 처음 왔을 때 갈색 들판을 황금빛으로 표현한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 같은 현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낙관론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 방식의 변화는 AI 기업 수장들이 처한 메시지 딜레마를 반영한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등이 생성형 AI가 초급 사무직 업무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경고해 온 상황에서, 실제로 다수 기업이 AI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미국 대학 졸업생들 사이에서 취업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AI 주도 기업을 이끄는 CEO들은 AI 기술의 미래 가능성을 알리는 동시에 청년층의 일자리 불안을 자극하지 않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피차이의 연설은 기술 낙관론과 현실적 불안 사이에서 미국 빅테크가 취할 수 있는 공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균형점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