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지난 9일 공개한 최신 AI 모델 Mythos 5와 Fable 5가 발표 직후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명령으로 전면 차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 13일 오후 5시 21분(현지시간), 앤트로픽에 미국 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외국 국적자”의 해당 모델 접근을 즉시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CEO는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숀 케언크로스 국가사이버국장과 직접 협의에 나섰다.
사태의 발단은 Fable 5의 보안 취약점 보고였다. Fable 5는 앤트로픽이 고위험 모델로 분류한 Mythos 5에 사이버보안·생물학·화학 분야 안전장치를 추가해 일반 공개용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가 아마존 연구진의 레드팀 테스트 결과를 미국 정부에 전달하면서 안전장치 우회 가능성이 부각됐고, 이를 근거로 수출통제 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독립 레드팀 연구자들은 Fable 5의 보호장치 수준에 오히려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혀 평가가 엇갈렸다. 앤트로픽에 주어진 시간은 단 90분이었다. 회사 측은 지적된 취약점이 “좁고 범용적이지 않은 잠재적 우회 방식”에 불과하며, 같은 수준의 기능은 오픈AI의 GPT-5.5를 비롯한 다른 모델에서도 이미 구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앤트로픽은 주말 내내 워싱턴 DC에 직원을 급파해 협상을 이어갔다. 안전장치 총괄 데이브 오르, 프런티어 레드팀 책임자 로건 그레이엄, 사이버보안 연구원 니컬러스 칼리니 등이 현지에 파견됐다. 업계 반응도 신속했다. 코리도르 CPO 알렉스 스타모스는 공개 서한을 주도하며 “미국의 최첨단 모델이 중국 모델보다 불과 6개월 앞서 있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서한에는 수출통제 조치가 오히려 미국의 AI 경쟁력을 훼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앤트로픽이 국방부와의 군사 목적 사용 정책을 둘러싼 기존 갈등을 채 봉합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겹쳐, 회사의 대정부 소통 방식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사태는 미국 AI 산업 전반에 파장을 미쳤다.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도 각자 유사한 성능의 모델을 보유한 만큼, 앤트로픽에 적용된 수출통제 논리가 경쟁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행정부 일부 인사들도 “모델 제공사에 대한 수출통제는 이상적이지 않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AI 수출 장려 프로그램을 검토 중인 시점에 자국 AI 기업의 대표 모델을 사실상 동결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으로, 향후 규제 설계 방식에 대한 업계 전반의 논의가 불가피해졌다.














